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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영-쉬는시간(릴케-가을날 패러디) - 안채영의 청춘다이어리

부자엄마 가난한엄마 2005. 9. 28. 12:33

 

 

 

 

 

 

안채영-쉬는시간(릴케-가을날 패러디)

 

 

글 쓰는 것을 참 좋아했던 문학소녀 시절~

수업시간에 릴케의 '가을날'을 배우며 안채영의 '쉬는시간'으로 패러디를 해보았던 글 발견~

달콤했던 쉬는시간~ㅎㅎ


 

*원시*

릴케<가을날>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판 위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

마지막 열매들이 영글도록 명하시어,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극의 따뜻한 날을 베푸시고,
완성으로 이끄시어 무거운 포도 송이에
마지막 단 맛을 넣어 주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는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혼자로 남아서
깨어나,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뭇잎 떨어져 뒹굴면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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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작*

안채영-쉬는시간(릴케-가을날 패러디)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꿈(수업)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선생님)의 책을 한쪽에 덮어두시고
이젠 우리를 풀어 놓아주소서(절대자에게 청원)

마지막 단과일(수업)들이 무르익도록 명(命)하소서
10분만 더 평온의 시간을 베푸시어
체력의 증진을 도모하시고 붉은 홍안에는
핏빛뿌리를 뽑게 하소서

지금 입지(立地)한 사람은 없습니다.
지금 복한(엎드려 잠을자는) 이는 그렇게 남아
엎어져서 명상에 잠기고 긴 여행을 떠날 것이며
깨는 날에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어리둥절할 것입니다.

작품해설
1연: 쉬는시간의 도래(到來)
2연: 평온과 체력의 비속의 쉬는시간
3연: 깬 자의 고통

 

2005.09.28 안채영의 청춘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