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없다 - 안채영의 청춘다이어리
예수는 없다 - 안채영의 청춘다이어리
책제목 : 예수는 없다 - 원로 비교종교학자가 필생의 연구 끝에 찍은 마침표, 오강남 지음
요약정리, 느낌 : 우리 사회에서 예수님을 올바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예수를 안 믿는 것보다 훨씬 더 문제인 것이 그릇 믿는 것이다. 예수를 믿는 일은 바로 믿지 않는다면 차라리 믿지 않는 게 낫다.
현대사회에 기독교적인 믿음이란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대로, 최근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통으로 들이마시는 사람이 많아졌다. 예수님은 생각지도 않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예수님의 여행 계획을 다 짜 놓고, 언제 예수님이 꼭 오시는데 그렇게 되면 자기들은 공중으로 '들림'을 받아 거기서 예수님과 함께 왕 노릇하며 살리라고 부산을 떨던 '휴거파' 신도 같은 광신적 종말론자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휴거파 사람들은 집단자살을 하기도 한다.
길거리나 지하철에도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고 외치는 전도사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만일 예수님을 믿는 것이 오로지 천당에 가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기대와는 반대로 결코 천당에 갈 수 없을 것이다. 천당이라는 곳은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처럼 자신을 부인하고 자신을 십자가에 완전히 못박아 죽은 사람만이 이를 수 있는 삶의 상태이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어도 누가 뭐라 하더라도 '나만은' 천당에 가서 영생복락을 누리며 잘 살아보겠다고 안간힘하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나'라는 생각이 생생히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예수를 믿든지, 남을 도와주든지, 헌금을 내든지, 무슨 좋은 일을 하든지, 그것이 모두 내가 천당에서 얻을 나의 복락을 위한 투자라는 생각에서 한다면, 엄격히 따져서 나는 아직도 '나 중심주의'의 삶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 셈이다. 천당이란 결코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닐 터이고, 또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어찌 그런 곳이 천당일 수 있을까?
진정으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의 실천이라면 자기 먼저 천당에 들어가겠다고 발버둥치는 대신 지옥에서 고통 당하는 사람을 돕겠다는 정신으로 오히려 지옥행을 자원할 것이고, 설혹 천당을 생각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먼저 들어가도록 도와준 다음에야 비로소 자기도 마지막으로 들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짐할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 그가 어디 있든지 그 곳이 천당이 되는 것이고,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모인 곳이 진정한 천당의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마음가짐과는 상관없이 그저 '잘 믿어 천당간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결국 자기 비움을 목표로 하는 진정한 신앙의 방향과 반대가 되는 자기 중심주의적 태도 때문에, 안타까운 일이지만, 김치국만 켜다 마는 셈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도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라고 하셨다.
이 책은 종교나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종교란 과연 무엇이고, 기독교만이 과연 진리인지, 왜 그것이 아닌지에 대해 성경적 지식과 근거를 토대로 제대로 된 기독교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대형교회는 점점 병들어가고 있고, 병든 목사님이 잘못된 설교로 교인들에게 구원만을 강조하고 있다. 몇달 전 우연히 들린 교회에서는 담임목사님께서 주일설교 후 기도시간에 "우리 교회에는 물질적 축복을 마구 내려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는 모습도 봤다. 정말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이태석 신부님'이 떠올랐다.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야 말로 예수님께서 걸어간 길을 따라가신 실천의 삶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어렵다고?? 그럼 천국에 갈 생각도 하지 말아야지! 살면서 온갖 죄를 다 지으면서도 단순히 회개하고 하나님만 믿으면 천국에 간다고? 진정으로 회개하고 다시는 반복해서 그와 유사한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아니라면, 회개는 회개가 아니다. 인생을 살아도 그저 얻어지는 것은 없는데, 천국에 가는 것이 그렇게 쉬울까?
우리가 믿는 신은 결국 하나인데, 단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편을 갈라서 오직 구원만이 진리라고 외치는 잘못 된 믿음의 사람들! 이들에게 종교란 단순히 보험인 것인가? 현대 우리나라의 기독교는 실천의 종교가 아니라 오직 예수님만 믿으면 천국에 가는 것이고, 예수님은 자신의 개인적인 기도를 들어주는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나님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예수님을 잘못된 방식으로 믿게 된 원인에는 대형교회들의 책임이 크다. 교회는 교회로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겨레를 섬기는 교회가 되어 백성의 눈물을 씻고 한을 풀어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신을 내려놓고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발자취를 따라 걸어가는 것이 진정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끝맺음으로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발자취를 따라 실천의 삶을 살다가 가신 이태석신부님의 짧은 영상을 감상해보며(아직 영상을 보지 않으신 분들께는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를 꼭 추천해 드립니다).. 신부님의 반의 반만이라도 본받아 실천할 수 있는 삶을 살다가 가고 싶다.
2013.05.01 안채영의 청춘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