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사랑의청년밥차 대표 안채영[복지뉴스]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사랑의청년밥차 대표 안채영

Posted at 2015. 6. 8. 23:36 | Posted in † 언론기사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사랑의청년밥차 대표 안채영

 

복지뉴스 2015.06.08

박미리 기자  shmr28@bokjinews.com

 

사랑의청년밥차 대표, 월드비전 홍보대사, 아우성 상담사.
안채영 대표가 맡고 있는 직책이다.

아름다운 외모처럼 마음 씀씀이도 고운 안채영 대표는 사람을 사랑하는 커다란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누군가 강요해서 하는 봉사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된 진짜 봉사를 하고 싶다는 그녀는 음식과 관련해 학문을 쌓았고,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음식’을 통해 진정한 나눔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세상의 단 한사람이라도 자신이 만든 밥과 국으로 인생의 의미가 달라진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라 말하는 안채영 대표.
이제는 봉사와 나눔이 습관처럼 굳어져 더 단단해 졌다는 그녀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교 내 봉사점수 1등!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 까지 전교 내 봉사점수 1등. 떡잎부터 달랐던 안채영 대표는 ‘공부보다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고 강조하신 부모님의 신념으로 어린 시절부터 봉사와 나눔을 일상처럼 실천하며 자랐다. 하지만 당시의 그녀는 ‘좋은 일을 해야 겠다’는 어려운 생각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남들한테 도움이 돼야지’ 이런 생각이 아니었어요. 그냥 어딘가에 가서 봉사를 하고 오면 어머니가 칭찬을 많이 해 주셨어요. 그리고 봉사했을 때 이야기를 조근조근 말씀 드리면 어머님이 정말 재미있게 들어주셨어요. 어릴 때는 부모님의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어린 마음에 칭찬받고 싶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어디 한 곳을 정해놓고 봉사활동을 한 것이 아니다. 동사무소, 공원, 은행, 지하철 역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뿐만 아니라 안 대표의 부모님은 주기적으로 고아원이나 경로당 등을 찾아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활동도 했었는데, 그럴 때 마다 그녀와 동생도 함께 였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게 부모님이랑 같이 고아원 아이들한테 음식을 나눠주러 갔었는데 그 고아원에서 제 동생이랑 같은 반 친구를 만난 거예요. 그 애는 고아원에 살고 있다는 것을 숨겼던 거죠. 그때 생각했어요. ‘부모가 나를 낳아서 키워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내가 혜택 받고 있는 거구나…’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온 몸으로, 마음으로 느낀거죠.”

그 이후부터 안 대표는 부모님께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랬듯 나중에 아이를 낳아 키울 때도 많은 봉사현장을 함께 다니며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밥 한 그릇에 행복을 담아요!”

안 대표는 대학에서 창업에 관련된 내용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강단에 서니 실전 경험을 더 쌓고 싶어 음식점을 개업했었다는 그녀는 당시 개업한 음식점을 정리하며 남은 식재료들을 가지고 지인들과 파티를 계획하던 중 문득 ‘지인들을 대접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부터 그녀는 밥을 해서 배달할 수 있는 밥차를 빌릴 수 있는 곳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한 곳에서 새벽 4시 30분에 일용직 노동자들을 위한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면 밥차를 빌려주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즉시 200인분의 소고기국밥을 끓여 아침을 대접했다. 그리고 그때 느꼈던 감동은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기억되고 있다.

“그때 봉사를 하고 났을때는 정말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감정이 드는 거예요. ‘감동스럽다’ 그 이상의 감정이었어요. 이전에는 내가 남을 돕는다고 하면 ‘아, 내가 좋은 일을 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마음으로 봉사에 임했는데 그때의 느낌은 이 밥 한 그릇이 이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가 될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 그때 일주일 이상 잠을 못 잤어요. 너무 설레서요” 신기하게도 이런 감동을 받은 것은 비단 안 대표뿐이 아니었다. 당시 봉사를 함께 도와준 사람들 모두 자신과 비슷한 마음을 가졌다. 그리고 이 일을 매달 한 달에 한 번씩 하기로 했다.

“이렇게 좋은데, 계속 하고 싶은 거예요. 부담가지 않게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었죠. 봉사자는 제 개인 SNS로 모집 하고, 음식은 집에서 저희 가족들이랑 함께 만들고요” 안 대표는 청년들이 몇 번 오다 말겠지 생각하며 ‘혼자라도 하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늘 몇 명의 봉사자들이 안 대표에게 마음을 보탰다. “신기했어요. 청년들이 계속 관심을 갖고, 계속 오니까 그때 생각했죠. 다른 봉사단체도 많지만, 청년들끼리 즐기면서 봉사하는 ‘봉사 놀이터’ 역할을 하는 곳은 없구나.”

그녀가 이끄는 ‘사랑의청년밥차’는 그렇게 시작됐다. 밥차가 없던 당시에는 안 대표의 개인차에 밥과 국을 실어 날랐다. 차 안은 늘 음식 냄새로 가득 했지만, 마음은 행복했다. 그리고 케이블 채널의 ‘더 벙커’라는 프로그램에서 기부금을 모아 지금 사용하는 밥차를 전달받았다. 그후 약 2년 동안 밥차는 한 달에 한 번 배고픈 사람들에게 맛있는 한 끼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빨간 조끼, 소고기국밥 청년

초반 6개월 동안에는 일용직 노동자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금은 영등포 쪽방촌 사람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한다. 대표 메뉴는 소고기 장터국밥. 식재료는 기부금으로 구입하고, 이전에 준비했던 200인분으로는 모자라 이제는 400인분으로 그 양도 늘렸다.

사랑의청년밥차 봉사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수만 약 400명. 이들이 항상 오는 것이 아니라 별다른 일이 없는 사람들 약 20여 명이 사전 신청을 통해 봉사에 참여한다. 봉사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사전 공지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밥차가 오는 날이면 동네잔치가 벌어진다. 주민들은 서로에게 음식이 금세 떨어지니 빨리 와서 식사를 하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내일도 먹고 싶다며 냄비를 들고 나와 더 받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도 아마 사랑의청년밥차라는 저희 이름은 기억도 못 하실걸요. 그런데 ‘빨간 조끼입고 맛있는 소고기국밥 나눠주는 청년들’이라고는 기억해 주세요.”

사랑의청년밥차의 봉사자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교수, 경호원, 군인, 학생 등 그 직업군이 다양하다. 또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봉사단체로도 알려져 있다. 대략 10명이 넘는 연예인들이 봉사단에서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봉사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은 모두 먼저 자신이 연예인이라고 밝히는 법이 없다. 다른 봉사자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신청하고, 똑같이 봉사에 임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사실 제가 TV를 볼 시간이 별로 없어서 연예인들을 잘 몰라요. 그냥 봉사하러 가면 다른 봉사자들이 ‘와 연예인이다!’ 이런 말을 듣고 알죠. 그런데 지금은 연예인들이 많이 오니까 연예인이 아니라 함께 봉사하는 사람들로 생각하더라고요”라며 “함께 하는 연예인 봉사자들도 또래의 청년들과 즐기면서 봉사하는 봉사 놀이터에서 더 재미있게 놀다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밥을 주며 사람들의 눈빛을 읽다

안 대표는 이들에게 밥을 주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사회적으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최하위 계층이기 때문에 이들이 사회적으로 재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이 사람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이제 우리나라에 밥 걱정 하고 사는 사람 없다지만 그렇지 않아요. 당장 오늘 먹을 음식이 없어서 걱정하는 사람들 많아요. 그런 사람들이 사회적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밖에서는 밥 걱정 해야 하는데 감옥에 가면 밥은 주니까요.”

안 대표는 봉사에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밥 주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을 보고, 대화를 하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저 밥 한 끼 준다고 이들의 삶에 엄청나게 큰 변화를 주지 않겠지만 밥 한 그릇 통해 이들과 소통하며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저는 항상 얘기해요. 우리는 밥만 퍼주는 단체가 아니라 밥을 퍼주면서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절실한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아무 생각 없이 밥만 주는게 아니라 항상 생각하라고. 사람의 눈을 보고, 대화를 나누고, 그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관찰하고, 항상 토론하라고….”

실제로 봉사단원들과 안 대표는 봉사가 끝나면 항상 사람들의 생각과 사회적 이슈를 토론 주제로 삼아 대화를 나눈다. 재미있는 사실은 봉사단원들 모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관점이 달라서 다양한 시선에서 주제를 바라보며 이야기 한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이끄는 사랑의청년밥차는 매년 3월 1일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인사를 드리고 네일아트를 해 드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전국민적으로 슬퍼했던 ‘세월호 사건’이나 ‘여수 기름유출사건’ 등 국가의 재난 현장에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의 시선을 교류하고 공유하며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는 알 수 없는 진짜 이야기들을 듣고 직접 소통하는 이런 작은 노력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는 안채영 대표. 환하게 웃는 그녀는 이 세상 그 어느 꽃 보다 가장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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